keenetic dr.
Rain Post
비가 내리네. 서쪽에도 내리면 좋겠네.
활활 타는 그곳에도 이 비가 좀 내리면 좋겠네.
해를 가리는 붉은 하늘아.
공포와 절망과 분노의 빛이야.
내 옛사람의 렌즈가 담고 있을
짧은 역사의 한 덩어리야.
내게 오는 이 비가 너에게도 가서
사람이 다시 사람 되는 세상
열어줬으면 좋겠네.
다 같이 갔으면 좋겠을 그 길로
사람들 손잡고 오면 좋겠네.
그 옛날 우리가 함께 만들었던
푸른 하늘이 열렸으면 좋겠네.
살아도 죽는 시간은 가고
죽어도 사는 시간이 오면 좋겠네.
이제 모두 그렇게 사랑이 되면 좋겠네.
긴 긴 세월을 기다렸네.
사랑이 지는 소리가 쉼없이 들려와도
말없이 기다렸네. 기다리네.
비가 내리네.